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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 - 리더에게 청하다/ 회주 지홍스님 기사

2017/03/15
관리자 708
‘시대적 불교’ 구현… 포교가 나아갈 길
취임 1주년 맞은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2017년 03월 13일 (월) 11:42:29글=신성민 기자, 사진 및 정리=노덕현·윤호섭 기자 motp79@hyunbul.com
  

지홍 스님은 … 1970년 부산 범어사에서 광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1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쌍계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의원 및 포교부장, 1998~2004 서울 조계사 주지, 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장, 제11~16대 중앙종회의원, 총무원 기획실장을 역임했다. 1991년 광명 금강정사를 창건했으며 현재 불광사 회주와 중흥사 주지를 맡고 있다.

 

포교원장 취임 1년간의 소회
원장 취임해보니 막막한 상황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의 1년
“이젠 종책 큰 방향은 설정했죠”


불자 300만명 감소 원인은
기복에 매달려 자력 신앙 상실
신행 바뀌지 않으면 미래 없어
‘부처님 法대로의 삶’ 복원하고
합리적·시대 맞는 신행 만들어야


무너진 계층포교 대책없는가
나이들어 사찰 못 가면 인연 끝나
신도 문병·임종 도움 등 관심 필요
주요 사찰들 노인요양원 설립해야
청소년 신행프로그램 개발 고민 중


‘신행혁신’ 무엇을 담고 있나
건전 기복 유지… 이타적 신행으로
‘부처님 法’으로 돌아가는 게 ‘혁신’
중도·연기법 실천하는 者가 참불자
‘내 자신이 붓다’라는 생각 가져야


한국불교는 지난해 12월 쓰디 쓴 결과물을 받았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불자 인구가 300만 명이 줄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처음으로 시행된 표본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내 “제대로 된 불교를 구현해왔는가”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됐다.

불자 감소 이유에 대해서는 탈종교화 현상부터 포교 부재까지 다양한 진단들이 쏟아졌다. 더불어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바빠진 곳은 바로 조계종 포교원이다. 당시 조계종 포교원은 이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고 변화의 중심에는 그해 3월 15일 제7대 조계종 포교원장으로 취임한 지홍 스님이 있었다. 그리고 지홍 스님이 제시한 것은 ‘신행혁신 운동’이다. ‘붓다로 살자’를 모토로 추진되는 ‘신행혁신운동’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당장 3월부터는 ‘신행혁신’을 의제로 서울, 인천경기, 강원, 충청,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제주 등 8개 권역에서 신행혁신 대중공사를 열고 전법·포교 강화를 위한 사부대중의 의견을 청취한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지홍 스님에게 1년간의 소회와 현재 한국불교 포교 진단과 나아갈 길에 대해 물었다.

Q: 3월 15일 조계종 제7대 포교원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 됐습니다. 지난 1년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2015년 동국대 총장 선출 문제로 말썽이 있었고, 당시 이사로서 총사퇴를 주장해 스스로 이사를 내려놨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종회의원과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까지 일체 공직서 사퇴했습니다. 그리고 평생 숙업인 포교에만 집중하며, 조용히 살 것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서 포교원장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물론 고사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교원장직 수락을 권유했고, 결국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수락하게 됐습니다.

막상 취임해서 와보니 상황이 막막했습니다. 업무를 파악하는 데 제대로 정리된 것이 없었고, 포교원 산하단체도 풀이 죽어있었습니다. 자체적인 포교 계획이 없었어요. 여기에 지난해 12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가 나와 어려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사실 지난 1년은 ‘어떻게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가’라는 고민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모든 것을 다 새롭게 변화시켜야겠다는 다짐이 제일 컸죠. 지금도 ‘이 길로 가면 자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일단 포교 종책에 대한 큰 가닥은 잡았습니다. 지속적인 회의와 토론을 통해 포교원이 나아가야 할 종책의 줄기가 세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Q: 지난해 불교계는 300만 불자 감소라는 충격적인 통계조사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불교 인구 감소의 큰 원인은 한국불교가 시대를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급변하고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방식은 변화하는 데 불교의 신행은 과거 기복신앙에 머물러 있습니다. 불교의 현재 신행 방식은 1000년 전 무속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부처님 가르침하고도 전혀 다르고, 합리적이지도 않아 지금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본래 불교의 신행은 절대자에 구원을 비는 타력신앙이 아닌 스스로 수행하고 깨닫는 자력신앙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불교는 타력신앙 체계에 있습니다.

탈종교화 현상을 직면한 한국사회에서 이제 신행이 바뀌지 않으면 지식인과 젊은이들은 불교에 관심 갖지 않을 것입니다. 불교 신행을 본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포교원 중심 종책이고, 그것이 바로 ‘신행혁신운동’입니다. 미래 종교는 메시아적 계시 종교가 아닌 수행의 종교인 불교가 맞습니다.

 

Q: 탈종교화 현상은 탈제도종교화라고 봐야 합니다. 사실 명상·힐링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성 종교에서 변화될 지점은 없습니까.
제도권 종교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기성종교계가 기복적이고 권위적이며, 비합리적인 형태의 신앙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신앙으로는 대중들을 이끌 수 없습니다.

이제 불교는 시대정신에 맞는 불교여야 하고 신행을 해야 합니다. 불교의 신행은 수행하고 깨닫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행 방식이 일반 대중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어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죠. 수행만이 자신의 가치 지향성을 찾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인데 수행 자체가 어렵게 생각하게 인식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행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렇게 어렵게 접근하도록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한국불교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불교로 나아가야 하고, 포교와 전법도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신행혁신’도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의 발로입니다.

 

 

  
 

Q: 현재 한국불교 포교를 진단하자면 계층포교가 사실 붕괴된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고령화로 인한 고령자 포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령자 포교는 미래세대 포교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젊었을 때 사찰에 나와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하다 너무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사찰에 나오지 못하게 되고 도반과 스님, 부처님과의 인연이 끊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교는 절대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습니다. 집에 있어도 방문을 하고 병원에 있으면 문병도 갑니다. 스님들은 특별한 사람 아니고서야 일반인이 연로해 집에 있거나 병원에 있으면 안 갑니다. 저부터도 그렇고요. 습관이 안된 겁니다.

그래서 불광사는 지역 독거노인 밑반찬 배달서비스와 더불어 어르신 돌봄이 법등을 조직해 15~20명이 활동목표를 세워 봉사를 진행합니다.

사찰에 나오는 모든 어르신 파악해 리스트를 작성하고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죠. 어르신들은 인터넷 잘 못하니까 주로 전화로 연락합니다. 문병을 가거나 쾌유기도도 합니다.

이런 활동은 해당 어르신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만족도가 높습니다. 나중에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사찰에 연락이 오면, 장례 염불봉사와 49재 등 도움을 줍니다. 그러다보면 가족들까지 사찰에 정기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종단 주요 사찰에서는 노인요양원 설립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거동이 불편하면 사찰이 모실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자기 사찰 신도의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Q: 한국불교의 가장 문제는 미래세대의 부재입니다. 사실상 계층 포교 붕괴 현상 중 가장 큰 문제는 어린이·청소년 포교가 약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궁금합니다.

경제 등의 이유로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고, 경기 약화로 취업도 제대로 되지 않아 청년 실업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종교가 특별한 대책을 세운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국가 정책이나 사회보장제도가 같이 이뤄질 때 가능합니다. 당장 먹고 살기 어려운데 종교와 철학에 관심을 갖긴 어렵습니다.

물론, 어린이·청소년 포교가 약화된 것은 현 불교계의 책임이 큽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스님들의 인식입니다. 보통의 스님들은 시끄럽고 귀찮은 것을 싫어하죠.

또한, 어린이·청소년 포교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사찰 재정에도 많은 부담이 됩니다. 물론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중요하게 여기고 활동하는 스님들도 많지만, 부족한 실정이죠.

그래서 동련과 파라미타 등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올해 파라미타 등이 주최로 개최하는 청소년국제캠프는 주목할만 합니다. 지자체에서도 많은 국제캠프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열린 달마 오픈 스노보드 대회도 미래세대 포교를 위한 모범사례입니다. 선수 160명이 참가했는데 가족들을 합치니 300명 이상 모입니다. 이곳 스님들이 시상을 하니 마치 불교 잔치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더군요. 이 대회를 통해 전문 선수로 나아가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창구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불교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예불하고 법회하고 절하는 것으로 청소년의 흥미를 이끌기란 어렵습니다. 이제는 청소년들에 대한 신행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Q: 앞서 ‘시대에 맞는 불교’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시대에 맞는 불교’는 무엇인지요.
물의 모습은 천 가지 만 가지입니다. 물은 비가 내려 모여 흐르면 돌에 부딪혀 부서지기도 하고, 계곡에서는 하나의 줄기로 흐르기도 합니다. 언덕을 만나서는 폭포가 되기도 하고, 더러운 것이 있을 때는 씻어내기도 합니다. 벌판에 이르러서는 도도히 흘러가는 힘을 가진 모습을 볼 수 있고, 생명을 만나면 생명수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신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의 모습도 그렇고요. 부정이 있을 때는 정의를 실현하고. 국정농단에서도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역할로 불교가 가야 합니다. 그런 자세 취하는 것이 불교적이고 곧 중도입니다. 상황에 맞게끔 올바로 살아나가는 것이 바로 중도적 삶이라고 할 수 있죠.

불교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과는 다른 미래의 상황에 맞게끔 말이죠. 중도적 관점에서 삶의 자세를 바꿔나가야 하는데 다른 종교는 규정돼 있습니다. 불교는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지혜를 제공해야 합니다.


Q: 포교원이 추진하는 ‘신행혁신’ 중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천편일률적인 기복신앙을 바꾸는 겁니다. 물론 건전한 기복신앙은 살려야합니다. 기복을 통해 신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발하게 하는 형식까지 없애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낳고 부처님 전에 고하는 것이나 자녀에 대한 지극한 발원이 있는 수능기도 등은 필요합니다. 제사를 지낸다든지 불교문화행사를 하는 것은 시대에 어울리게 잘 가꿔야할 것들입니다. 하지만 신행 경력이 생기면 자신을 성장할 수 있는 수행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제가 주석하는 불광사의 출가열반 정진주간에 프로그램으로 제시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1주일 동안 정진하면서 ‘가장 나쁜 자신의 버릇 고치기’입니다. 이 기간 동안 매일 108배를 하고 삼보예경을 다짐합니다. 장소 구별 없이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죠.

또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을 뽑아 표로 만들었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가족과 대화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등 6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제안된 행동들의 수행 여부를 매일 표에 체크하도록 했죠. 이를 통해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수치로 계산이 됩니다. 이것은 수행이기도 하고, 기도 성취이기도 합니다. 동기 부여는 자신의 신행과 마음가짐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Q: 신행혁신의 중심에는 ‘붓다로 살자’가 있습니다. 이는 신행혁신의 기본 사상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전근대적 기복을 없애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신행혁신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붓다로 살자’입니다. 부처님 제자가 부처님 생애를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붓다로 살자’는 것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붓다로 산다’는 것은 인간이 양심적으로 사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공동체적 삶을 사는 것이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적 사고로, 이기적인 가치로 살았다면 공동체적 삶의 가치로, 모두가 더불어 사는 것을 모토 살며, 가장 나쁜 습성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것이 부처님처럼 살아가는 모습니다. 또한 중도·연기적 관점으로 사는 사람, 그것이 삶을 지혜롭게 사는 이 시대의 불자상입니다.


Q:이제 2년차에 접어듭니다. 올해 추진되는 주요사업과 앞으로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앞으로 계속 추진하는 것은 ‘신행혁신’과 ‘붓다로 살자’입니다. 혁신이란 표현은 올해가 지나면 크게 쓰지 않을 것이고 마지막에는 ‘붓다로 살자’만 남을 겁니다. 포교원에서는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등 다양한 계층에 맞춰 어떻게 사는 것이 붓다로 사는 것인가에 대한 삶의 지침을 세밀하게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실 ‘붓다로 살자’는 제가 포교원장 임기를 끝난 뒤에도 꾸준히 이어져야할 운동입니다. ‘붓다로 살자’의 가치와 사상은 불교의 선을 비롯한 다양한 수행법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부처님은 탄생, 깨달음, 전법, 열반까지도 일관되게 얘기하셨습니다. 진실한 너를 등불로, 계율을 등불로, 법을 등불로 삼으라고 말이죠. ‘붓다로 살자’는 변하지 않는 금강석과 같이 추진해야할 신행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불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것이 부처입니다. 부처님께서 탄생하셔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신 것도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는 가르침을 알리고자 한 겁니다. 부처님께서 깨닫고 난 이후 신과 인간의 굴레로부터 벗어났다고 하신 것은 바라문교에 의해 설정된 신과 인간 사회 계급구조를 타파한 자유인이 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모른 채 고통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중생의 욕망이 요구하는 대로 이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신행을 해왔습니다. 욕망이 요구하는 노예가 돼 살지 말고 법을 중심으로, 나 자신이 붓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도록 합시다.

지홍 스님은 지금이 한국불교가 변화하고 혁신해야 할 시기라고 봤다. 변화해 나아갈 지점도 명확하기 제시했다.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자력신앙으로의 회귀가 그것이다. 이제 2년차를 맞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펼칠 신행혁신운동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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