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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불광

[법보신문][동명 스님과 함께 읽는 보현행원품] 6. 예경분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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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25.03.28 조회1,1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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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스님과 함께 읽는 보현행원품 목차 바로가기]

 

험한 이에게도 자비심 가득한 미소로


보현행원, 수행은 아니지만

어떤 수행법보다 크게 도움

예경제불원 서원 시작하면

시작 있지만 끝 없기 때문

 

 

보현행원은 수행법이 아니다. 수행법이 아님에도 어떤 수행법보다 수행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수행하거나 기도할 때 보통 시작과 끝을 정한다. 동안거, 하안거, 백일기도, 천일기도, 그리고 필자가 봉행하고 있는 천팔십일기도 등은 모두 시작과 끝이 있다. 그러나 보현행원의 예경제불원은 시작은 있을지언정 끝이 없다. 오늘부터 인사를 잘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면 ‘오늘부터’ 예경제불원 수행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인사를 일정 기간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현보살은 말씀하신다.

 

“허공계가 다하면 나의 예경도 다하려니와 허공계가 다할 수 없으므로 나의 예경도 다함이 없느니라.”

 

얼마나 간곡한가? 우주는 허공계와 비허공계로 나눌 수 있는데, 허공계란 일종의 여백이다. 허공계는 비허공계보다 훨씬 넓다 못해 무한하며, 무한한 만큼 허공계가 다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보현보살은 허공계가 다하면 모르려니와 허공계가 다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예경도 끝이 없다고 선언한다. 그리하여 보현행원은 수행 아닌 수행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수행보다도 결연하다. 그 결연한 의지를 광덕 큰스님은 ‘보현행자의 서원’에 담았다.

 

“아무리 모나게 나에게 대해 오고, 아무리 억울하고 다시 어려운 일을 나에게 몰고 오더라도, 거기서 자비하신 부처님을 보겠습니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인상 찌푸리고 다가오는 이를 자비심 가득한 미소로 대할 수 있을까?

 

우리 절에서는 토요법회 때마다 절 입구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격 목표는 주지인 나다. 어느 날 그중 한 거사님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마하반야바라밀!” 하고 인사했더니, 그분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나를 아세요?”라고 거칠게 대꾸했다. 나는 존댓말 하는 것만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거리 전법을 위해 석촌역 입구에서 행인들에게 홍보용 물티슈를 나누어 주고 있는데, 토요일의 시위대 중 한 분이 지나가면서 “○○○, 지랄을 한다, 지랄을 해!”라면서 석촌역으로 사라졌다. 그럴 때에도 광덕 큰스님은 “‘나를 둘러싼 수많은 부처님, 비록 형상과 나툼이 아무리 거칠더라도 진정 곡진하신 자비심을 깊이 믿고 감사하겠사오며 그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겠습니다’하는 ‘보현행자의 서원’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나에게 거칠게 다가오는 이를 대하는 법에 대해서는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에 잘 나와 있다.

 

상불경보살이 하는 일은 오직 예경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사람을 만나면 그가 누구든 “나는 그대를 깊이 공경하나니 그대는 마땅히 성불할 사람이다”라며 예배하였다. 어느 날 몹시 거친 사람이 상불경보살이 예경하는 것을 보고 비난하였다.

 

“이 무식하고 어리석은 비구야. 너는 어디서 왔기에 마음대로 우리에게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들이라고 수기를 주느냐. 우리는 허망하고 그릇된 수기는 받지 않겠다.”

 

그러나 상불경보살은 사람들을 만나면 예경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어느 날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몽둥이를 휘두르고 기왓장과 돌을 던지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도 상불경보살은 그들을 피해 달아나면서 더 큰 소리로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님이 되실 분들이다”라고 외쳤다.

보현행원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한 나로서는 지금 시험대에 서 있다. 험하게 다가오는 이에게도 자비심 가득한 미소로 인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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