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극 보러 오세요~! (게다가 무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11.06 조회10,621회 댓글0건본문
“극단 송파나루”가 오는 11월 7일에 공연될 연극 “삼류배우”의 연습에 땀을 흘리고 있다.
“극단 송파나루”는 송파 지역 전문 연극 예술가들의 모임인 “문사모”를 전신으로 하고 현재는 송파구청 협력단체로 자리매김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송파인에 의한 송파인을 위한 극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많은 구(區)중에 이렇게 구와 관련지어 이름 부를 수 있는 단체가 채 다섯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 극단이 활동하는 모습을 애정으로 지켜보는 것이 송파인들에게 또 하나의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극단 송파나루”의 단원들은 현재 대학로 등지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기성 연극인들이다. 송파는 많은 연극인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곳으로 여겨진다는데 그 이유는 송파의 호수와 공원 등의 자연 조건이 역동적인 무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송파의 어린이들이 훗날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호수와 연극의 기억이 좋은 추억거리로 남는다면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독일의 스튜트가르트에는 그곳의 시민들이 아끼는 발레리나 강수지를 기념하여 그녀의 별명을 붙인 거리가 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른 후에 송파의 어느 거리가 송파인들에게 아낌을 받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의 이름을 달게 된다면 그것 또한 문화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나 리어왕의 역할을 분장 없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깊은 표정의 이영석 예술 감독을 만났다. 현재 임영웅 연출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게트의 노벨상 수상작)에서 포조 역을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피가로의 결혼’ ‘오셀로’ ‘맹진사댁 경사’ ‘영상도시’등 1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여 배역에 대한 집중력이 탁월한 성격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연극배우는 가난한 생활이 몸에 배어야 한다며 자판기에서도 가장 싼 커피를 뽑는 그와 현재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는 송파놀이 마당 부근의 잔디밭에서 송파와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 송파구민들과 어떤 만남을 이루고 싶은가요?
A : 인생이란 주인공도, 단역도 없는 넓고 넓은 무대일 뿐!”이라는 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바쁜 삶 속에서 이런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을 송파구민들과 함께 무대를 통해 소통해보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연극을 통해 인성과 감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극단의 역할과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바탕으로 구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문화비타민으로서의 역할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의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을 통한 문화봉사활동을 통해 건전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수가 살아 움직이는 무대가 되고 그 위에 시와 연극과 무용과 영상이 함께 어울러져 아름다움이 빚어지고 그 감동이 삶의 성찰로 이어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Q : 이번에 공연할 극단 송파나루의 첫 작품으로 “삼류인생”을 선택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A : 가난한 연극쟁이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삼류인생”은 인간미가 있어서 부담이 없고 쉽게 관객이 마음 편하게 무대에 다가갈 수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삼류처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요즘 사회면을 장식하는 학벌문제들도 일류를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개개인의 삶이 얼마나 작고 초라해 보이는지 깨닫게 합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생존경쟁”이란 다른 이의 삶을 밟고 일류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재 우리의 비극적인 모습입니다. 삼류인생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허무, 비애 등을 이 작품은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무대에 한 번 올리기 위하여 거의 두 달을 단원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깊어가는 가을, 여러분의 삶에 두고두고 거름이 될 수 있는 멋진 감동을 가슴 가득 담아가시길 바랍니다.
Q : 두 달 연습해서 두 시간 공연하고 끝을 낸다는 것이 아깝지 않은가요?
A : (웃음) 그렇진 않습니다. 구민을 열린 무대로 초대한다는 기쁨으로 모든 단원이 주어진 조건 아래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만일 일선에 계시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요청이 있다면 중고등학생들에게도 관람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공연을 보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지요. 요청만 있다면 이번 공연 이후에도 재공연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생활의 분주함 중에서도 11월 7일 수요일 저녁에는 우리도 한번쯤 깜깜한 무대에 불이 켜지길 기다리고, 우리의 마음이 무대 위에서 하는 소리를 들어보는 여유를 만들자. 주인공 이영진이 그의 아들에게 하는 대사로 송파 주민 여러분을 초대하는 초대의 말을 대신 하고자 한다.
……
이영진 : (웃으며) 뭐든지 한 번뿐이잖니. 인생에 두 번은 없어. 오늘도 한번이고 내일도 한번뿐이잖아. 오늘 아버지가 하는 역은 뭐든지 오늘 한번뿐이야.
내 가족한테 보여주고 싶어. 아버지 ……, 사람들이 아버지를 보고 삼류라고…
삼류인생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내 직업은 일류직업이야.
한번뿐인 인생을 보여주잖아……. 단역이면 어떠니…….나만 할 수 있는 건데…….
삼류는 열심히 안하고 두 번 있다고 생각하는 게 삼류지. 이 세상에 별 볼일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니…….
다 자기가 최고로 일류라고 생각하지…….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인생이 삼류야. 삼류인생이지.
(나가면서) 꼭 보러와!
*송파구민회관의 수요무대는 한 달에 두 번씩 다양한 공연으로 주민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11월의 선물인 연극 “삼류배우” 무료관람을 위해서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인터넷 예약은 선착순으로 “송파구청 홈페이지-수요무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