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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봉불사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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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11.12 조회10,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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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콜!

새벽 닭 울음소리는 오늘의 행복한 하루를 알리고 있었다.

이때가 새벽 4시30분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희미한 가로등 밑에 조용히 누워있는 낙엽이 오늘 따라 눈에 밟히며, 내가 살아 있다는 생명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다.


항상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법등식구들과 함께하는 성지순례에 동참하지 못했던 나였기에 오늘 따라 가슴이 설레고 벅차다.


반가움의 보살님들!

서로의 눈빛에서 따사로운 온기를 느끼며 “마하반야바라밀” 인사는 길고-긴 세월의 연륜에서 저축해 놓은 사랑의 열매로 묻어 나온다.


그리고 오늘의 일정을 계획하신 임원진 보살님과 음으로 양으로 후원해주신 보살님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푸짐한 음식과 간식은 마산 법주스님이 계신 봉불사까지 가는 동안 내 입을 즐겁게 해 줄 것을 약속이나 한 것 같다.


차는 어느새 미끄러지듯 석촌 호수를 뒤로 한 채 올림픽 공원을 지나 중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고속도로 주변의 펼쳐지는 산수화를 감상하며 자연의 섭리에 고개가 숙여진다.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까!

천지자연은 만물을 활동하게 하고도 그 노고를 사양하지 아니하고, 만물을 생육하게 하고도 소유하지 않으며, 일을 하고도 자랑하지 아니하고, 공을 이루고도 자기의 공로라고 자처하지 않는 겸손함이야말로 살아 숨 쉬는 산교육임을 까맣게 잊고 외면하면서 살아온 지난날이 부끄러움으로 스쳐가는 순간 목탁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기도가 시작되었다. 환희로 충만한 송파10구 보살님들의 기도 소리가 청명한 가을 하늘에 메아리쳐 어지러운 세상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며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신나게 달리는 차창밖에는 대전을 알리는 예쁜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다 법주스님께서 벌써 칠석 톨게이트에 나와 계시다는 연락이 왔다. 모든 일행 보살님들은 평소에도 인자하시고 자상하시고 마음이 따뜻하시고 德이 높으신 법주스님을 존경하였다며 입가에 미소를 숨김없이 드러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 일행이 칠석 톨게이트에 도착하니 법주스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먼-길을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다. 법주스님께서는 여러 대의 승용차를 대기하고 계셨다.


법주스님의 배려로 편안하게 절에 도착한 보살님들은 바로 기도에 들어갔다. 스님의 목탁소리와 보살들의 기도 소리가 조용한 산사의 마을에 축복을 내려주었고, 축원문과 법문도 해 주셨으며, 동참하지 못하신 보살님들의 안부도 일일이 물으시는 자상함도 잊지 않으셨다.


산사의 점심시간은 초등학생 소풍날 같았다. 들떠있는 보살들의 천진무구한 모습, 그 자체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법주스님께서 직접 심고 가꾸신 채소들로 정성을 다해 차려주신 진수성찬의 풍성한 음식들은 보살님들을 매혹시켰고 다이어트를 결심한 보살님도 이 시간만큼은 그만 망가지고 말았다. 평소보다 두 세배 잡으셨으니 .... 뚱보인 나는 기분이 쨍, 그러나 다이어트가 문제인가 이런 귀한 무공해 음식인데... 식사가 끝나자 따끈따끈한 시굴 방은 갈 길이 먼 보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저 마냥 푹 쉬고 싶다는 보살님들의 아쉬움을 함양 감으로 달래고, 커피로 위로 받으며 큰스님(光德스님)께서 범어사에 계시다가 24세 때 처음으로 장춘사에서 100일 동안 용맹정진을 하셨고, 법주(지정스님)께서는 30세에 주지스님으로 10년 동안 계셨다는 천년고찰 장춘사로 향했다.


천년고찰 만큼이나 인적이 뜸한 시굴 길은 누구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여유 있게 손님을 맞이하면서도 관광차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20-30분을 걸어서 올라가야만 했는데, 법주스님께서 손수 운전을 하시며 모든 보살들을 승용차로  이동시켜 주셨다.


장춘사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6호로 지정된 천년고찰로 822년(흥덕왕 71에 무염국사가 초창하였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그러나 사찰의 자세한 내력은 잘 알 수 없으며 남아 있는 석조물들이 이 사찰이 고찰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을 따름이다.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2칸 크기의 팔각지붕 건물로 1979년에 중창한 것이다. 대웅전 뒷면에 정면과 측면이 각1칸 규모의 작은 약사전이 있으며 거기에는 신라말 고려초 무렵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여래상이 봉안되어 있다. 금동불상처럼 보이지만 석조상에 개금한 것이며 그 때문에 원 석조상의 조각 수법을 알기가 어렵다.


입구에 들어서니 대나무 몇 그루와 손을 잡고 서 있는 싸리문이(대나무로 만든 문) 정겹게 서있다. 천년이 넘는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함도 웅장함도 화려함도 없어 보이지만 소박하고 검소한 곧은 내면은 마치 부족한 것 같지만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아니하였고, 단정하고 정결하고 청정해 보이지만 고집스럽지 않아 보였고, 넓고 크게 마음을 비운 뜻 하면서도 꾸미지 아니하였고, 환하게 밝은 모습으로 마치 기쁜 일이 있는 뜻 한 안색으로 세상사를 끌어 앉고 있었다. 좁지만 넓어 보이는 도량의 온화함은 마치 큰스님(光德스님)께서 계신 뜻 한 느낌이었고 편안함이 낯설지 않았다.


큰스님(光德스님)께서 어떻게 이곳까지 오셔서 정진을 하셨는지 궁금했다.

큰스님(光德스님)께서는 항상 따라다니는 장애가 건강문제였다고 한다.

그래서 동산스님께서 미륵암, 금강암, 기장 포교당, 함안 칠원의 장춘사 등 작은 절로 가서 휴식 겸 혼자 정진하도록 배려하여 주셨다고 한다. 그러나 스님의 정진은 휴식을 몰랐다고 하신다.


기장 포교당 시절을 이렇게 회상하셨다고 하신다.

그때 기장 포교당에서 정진을 열심히 하려고 각오를 단단히 했지, 물론 일과 시간을 딱 정해 놓고 빈틈없이 살아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어. 저녁밥도 먹지 않기로 했어. 100일 동안 목숨 걸고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기로 했는데 처음부터 욕심이 너무 커서 무리가 되었던가 봐. 원래 계획은 100일 동안 밤잠 안자고 주야로 화두를 붙들고 죽든지 살든지 결판을 내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20일 밖에 하지를 못했어. 잠이 올까 싶어서 정진하는 방에 일체 불을 때지 않고 냉방에서 지냈거든, 그랬더니 연속해서 소변이 나오는데 어찌해볼 도리가 없더라구. 저녁을 먹지 않고 앉아 있으면 한밤중이 되면 허리가 확 접쳐서 기력이 살아나질 않아.-


큰스님(光德스님)께서는 기장 앞 바다 죽도라는 무인도에서 토굴을 파고 홀로 정진을 하시기도 하였다고 한다. 하루 종일 참선하고 기도하는 데만 정진하고, 가끔 음식을 구하기 위하여 육지까지 직접 노를 저어 나가시곤 하였다고 하신다. 한 마리의 쥐와 고양이가 친구가 되었을 뿐이며 눈만 뜨시면 찬란한 태양과 무한히 망망한 바다 - 파도의 출렁임은 훗날 찬불가 노랫말에 ‘찬란한 태양, 파도, 바다, 물결, 구름, 달 - ’등 자연어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때의 인상이 깊었던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정진을 멈추지 않으셨던 스님!

이때 정진 모습에 대하여 백운 스님은 이렇게 회상하신다, 동산스님은 의학전문 출신이라, 항상 광덕스님을 걱정하시며 ‘고처사 안 죽었는지 가 봐라’. 해서 가 보면, 방석위에 앉아서 벽을 보고 참선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스님이 죽었는지, 가보라고 해서 왔다하면, 빙그레 웃으시면서, ’ ‘나 괜찮아, 내가 이제 육신 껍데기를 벗을 때가 된 줄로 알고, 이제 이 육신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어.’ 라고 하셨다고 한다. 아마 참선에 몰두하시면서 스스로 자신을 잊으셨기에 소생하지 않으셨나 하는 분도 계시다.


끊임없이 죄짓고 악업에 불타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거칠은 황야를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오온이 본래 공하고, 공한 것조차 공하여 이 천지가 무엇이며 몸이 무엇인가?


번뇌가 실이 없고 미혹이 이름분이라 다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벗어나랴.

진리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본래는 해탈자이며 원만구족한 행복자이며, 무한 창조의 능력을 갖춘 권능 자이므로 꿈과 같은 환상에 끄달려 거기에 집착하고 거기에 보람을 찾으려 하면 더욱 자기 본성과는 어긋나게 되니 그러한  몽환 같은 현상세계나 감각세계에 사로잡히지 말고 본성을 보고 본성에 들어가 지음이 없는 청정 행을 하라하시던 큰스님(광덕스님)의 한량없이 깊고 깊은 법문,   !!마하반야바라밀!!

보고 싶습니다. 뵙고 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오늘 성지순례는 이렇게 큰스님(光德스님)께서 용맹정진하시고, 법주스님(지정스님)께서도 주지로 계셨던 고찰 중에 고찰 천년고찰 창춘사를 참배하고 귀향길에 올랐다.


만남에서 작별까지 세심한 배려를 해 주신 법주스님(지정스님), 인자하시고 따뜻하시고 온화하신 내면에서 진실한 사랑을 베풀어 주신 법주스님께 한결 같은 목소리로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스럽다는 보살님들의 말씀이다. 내년에도 꼭 찾아뵙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특히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 하시면서도 함께하신 이은보살님의 성지순례 소감 말씀은 여러 보살님들의 가슴을 울렸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외로운 법이라며 외롭고 쓸쓸해하시는 스님을 뵙는 순간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울먹이신다. (보살님의 진심어린 그 보살행에 찬탄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강동에서 오신 노 보살님들께서도 젊어서 큰스님(光德스님)모시고 해인사, 송광사 등등 여러 사찰 성지순례를 많이 다니셨다며 그때를 회상하시면서 눈시울을 적시신다.

조용한 침묵이 흐른다.


어느새 산마루 중턱 소나무 사이로 수줍은 얼굴을 반쯤 가리고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고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해님, 어디쯤 왔을까 임원진 보살님들이 분주히 움직이신다.


휴계실 한편에 차려 놓으신 저녁식사!

따끈따끈한 국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밥, 그리고 여러 가지 반찬들....

아침 식사도 맛있게 먹었는데 저녁식사 또한 꿀맛이다.


보살님들 덕분에 긴 시간의 성지순례인데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니 환기의 기쁨이 넘쳐난다.  


오늘 성지순례를 계획하시고 이끌어주신 송파10구 임원진 보살님들!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정말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동참하신 송파10구 모든 보살님들과 강동에서 오신 노보살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 드리며 오늘 이 성스러운 성지순례가 보살님들 가슴속 깊이 남을 추억으로 자리매김 하시길 빌면서.......

                     !!마하반야바라밀!!

 

                       이천칠년 십일월

                                        묘자광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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