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설에서 읽은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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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8.06.19 조회14,299회 댓글0건본문
평범한(그렇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정주부가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여자들이 그렇듯 이 주부 또한 고가의 명품 옷에 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두 아이를 둔 가장은 조그만 기업의 과장으로서 명품을 사줄 여유는 없었지요. 그렇지만 아내는 백화점 등을 돌며 명품을 입어보곤 하였지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남편은 결코 타박하거나 야단치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 형편에그런 꿈(?)은 언감생심이니 그만하고 집에 가자는 정도였습니다. 참 대단한 남편이지 않습니까?
보통의 남자들 같으면 그런 자리엔 같이 가지도 않을게고, 설사 모르고 갔다 하더라도 쓸데없는 짓 한다고 타박을 하겠지요?
그러면 늘 아내는 이런 말을 남편에게 하곤 하였지요.
“에고 우리 쫌팽이 남편, 뭘 그 정도에 벌벌 떨고 그러냐?”
이거 제 정신의 가정주부가 맞나요?
하지만 결코 그런 마음은 진심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남편은 친한 친구의 병원에서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것은 원인도 모르고 치료 방법도 없는 게다가 언제 죽을지도 예측할 수 없는 한 마디로 아침까지 멀쩡하다가도 오후에 쓰러지면 그 길로 황천길인 희귀병이 아내 에게 있다는 사실을...그래서 의사인 친구는 아내에게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하지만 남편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며 자기 아내에게는 절대로 비밀로 해 달라 합니다.
그리고는 사채 빛을 내어 평소 그리 입고 싶어 하던 명품을 매일 매일 사다 나릅니다.
“아이구 우리 쫌팽이 남편이 뭔 돈이 있어 이러느냐?” 하자
“갑자기 업체에서 뒷돈도 좀 생기고 회사에서 우수 사원으로 보너스 받았지.”
옷 한 벌 제대로 못 해 주는 무능한 남편 소리 더 이상 듣기 싫다며 쫌팽이(?) 남편은 아내를 아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사채를 빌리러 간 남편은 더 이상 빚을 내주기 곤란하다는 사채업자를 설득하여 땅 문서를 저당으로 또 돈을 빌려 명품 옷을 사들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가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남편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생각하면서도 쓰러진 아내를 안고는 당신이 그토록입고 싶어 했던 옷을 사 왔다며 눈을 뜨라고 이대로 갈 수 없다며 이 옷을 입어보고 가야 한다며 통곡하지만 아내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 장례식장 ♣
빈소 앞에서 멍하니 넋을 잃고 있는 아빠에게 큰 딸이 커다란 봉투하나를 건넵니다.“이게 뭐니?” 하자 엄마 죽고 나거든 아빠에게 드리라며 건네준 것이라 대답합니다.
봉투를 열어 본 남편은 깜짝 놀랐습니다. 봉투 속에는 돈 뭉치가 가득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자기 병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그 사실을 숨기고 모른 체 하며 남편이사다 준 옷을 입고는 기뻐하였던 것이지요.
옷 한 벌 제대로 못 사 입고 눈을 감은 아내를 생각하며 후회의 나날을 보낼 남편이 염려스러워 사다 주는 옷을 입고는 남편 앞에서 우리 남편이 최고라고 그렇게 즐거워했던 것이지요.
옷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남편이 출근한 다음 날 백화점을 찾아 반품을 하고 환불 받곤 하였던 것이지요.
그 돈이 어떤 돈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아내였기에 말입니다.
아내는 최대한 즐거워하는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고는 행복하게 눈을 감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만화의 마지막 한 컷에는 한 줄의 글이 실립니다.
The great tragedy of life is not that men perish, but that they cease to love.
(인생에서 최대의 비극은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어서 혹은 더 이상 미워할 수 없어서 슬픈 것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