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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뮤지컬에서 원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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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1.06.02 조회24,1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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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원효가 지금 올림픽공원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MBC창사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주최는 대한불교 조계종과 MBC에서, 제작은 불교방송(BBS)과 MBC에서 맡았다.

이 달 12일까지 공연이 진행되지만 종연이 되기 전에 법우 몇 분과 같이 오늘 시간을 내어 다녀왔다. 공연장에 좀 일찍 도착하여 공원을 산책하기도, 로비에서 차 한잔의 여유도 가졌다. 오늘은 봉은사의 스님들과 불자들이 대부분의 표를 구입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빈 좌석이 눈에 띄지 않은 만석인 것 같았다.

자라면 원효스님에 대한 일대기는 잘 알고 있지만 공연으로 접하니 다른 맛이 있었다. 미리 보았던 어떤 분들은 스님의 고유한 사상을 나타내지 못하고 요석공주와의 사랑에 대한 것이 많이 부각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도(아니 제 생각) 초반에는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색다른 맛을 느끼게 되었다.공연의 컨셉이 하이테크이니 만큼 초점이 그렇게 맞추어져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다.

스님의 화려한 복장과 노랑머리, 현대감각으로 조명된 언행 그리고 요석공주와의 동침을 표현하는 장면이 좀 민망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일반 관객의 욕구도 들어 주어야 하는 연출자의 의도도 보였다. 그러나 스님의 파계행(요석과의 사랑, 저작거리의 난장, 기방출입 등)은 수행의 한 부분이었고 백성들에게는 불법을 강하게 일깨우고 전달하여 주고 있었다.

기방에서 기녀들에게는 자신만의 설법으로 내면의 부처를 보는 법을, 동굴에서 해골의 물을 마시고 다음 날 날이 밝아 일체유심조라는 (불자들이 다 알고 있는)그 유명한 깨달음을 얻은 후 "신라도 극락도 다 내 마음 안에 있다."라며 의상대사와 함께 가던 당나라 유학길에서 돌아오고 만다. 의상스님과 원효스님은 동 시대의 인물이며 역사 속의 큰 스님이지만 서로의 수행방법이 다름을 잘 표현하였다. 즉 의상은 당나라 유학파, 원효는 신라에서 몸으로 체험하면서 스스로와 백성들에게 불법을 터득하는 것을 알으켜 주는 것이었다.

월령교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요석공주에게 "우연도 사랑도 내 안에 있다. 당신은 공중을 나는 새이고 나는 물속의 물고기이다. 서로의 환경이 다르다. 각각의 자리에서 자신의 부처를 찾자."라고 하면서 그 사랑을 정중히 거절하기도 하였다. 이미 금강삼매경을 해석하여 대중들에게 설파하던 원효는 탈을 쓴 광대들이 춤을 추다가 탈이 벗겨지고 그들이 문둥병환자임을 알고도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보고 백성들은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원효스님의 행자승인 덕구는 요석공주를 찾아가는 스님에게 "요석공주가 스님을 따라다니는 것과 스님이 스스로 요석공주를 찾아가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라고 하자 원효스님은 "산 원효와 죽은 원효가 무엇이 다른가?"라며 요석궁을 들어서게 된다. 신라의 장군 대토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무열왕 김춘추를 살해하고도 그것을 원효에게 누명을 씌우려하다가 부하 진율의 손에 죽게 된다. 원효는 백성들과 함께 깨달음의 노래인 금강삼매경을 부르며 신라의 힘은 백성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원효스님은 부처 뿐만 아니라 모든이(왕, 신하, 저작거리의 군중)에게 절을 할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단련하는 수행으로 일생을 보낸다. 당대의 큰 스님이자 사상가였던 원효를 이 시대에서 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것이다. 우리 불자의 영원한 스승을 한 공연장에서 젊은 배우(원효역에 이지훈, 요석역에 선우, 의상역에 이상현 등)를 통하여 천 오백년 전으로 돌아 간 소중한 시간이었다.

막을 내리고 출연배우들이 모두 나와 인사를 하는데 원효는 또다시 오체접촉하는 큰 절로써 객석에 공손히 답례하였다. 많은 분들이 합장으로 반배를 하면서 일어났다. 두 시간 반이 지났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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