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자락 돌리니 사바세계가 극락정토라 - 각화사 주지 혜담스님 > 불광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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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자락 돌리니 사바세계가 극락정토라 - 각화사 주지 혜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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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2.08.21 조회28,3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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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말과 뜻으로 지은 탐욕과 어리석음이 세상을 혼탁게 하는 지금, 경기도 광주 각화사(覺華寺)를 찾은 것은 혜담스님의 법어를 듣고자 함이었다. 새벽예불 타종소리인양 맑고 청아한 혜담스님의 법어는 탐욕심에 젖어 근본을 망각하고 사는 우리에게 마음자리를 찾아주기에 충분했다. 일찍이 한국불교의 대선맥이었던 광덕스님을 은사스님으로 범어사에서 출가한 혜담스님은 반야바라밀경의 반야사상을 근간으로 둔 폭넓은 저술활동과 조계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으면서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보살피는 불교적 근본정신)을 몸소 실천한 큰스님이다.

 

깨달음 구하고 중생 고통 덜어주는 자리, 견성의 시작
우리 시대에 견성(見性), 즉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그 본래면목을 찾고자 출가 후 선방으로 향했던 혜담스님에게 현실과 깨달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면벽 참선으로 시작한 불제자의 길. 그러나 현실 속에서 종교의 모습을 투영하는 적극적 의지를 잊지 않았던 혜담스님은 불교 최대의 법란으로 불리는 1980년 10·27법란 당시 무력하게 연행되는 스님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교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내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혜담 스님은 오직 머리 깎은 스님만이 할 수 있는 노릇, 즉 나를 다스리는 교육이 참된 종교적 쇄신임을 깨닫고 수행의 길을 결심하게 된다. 혜담스님은 1986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반야심경을 연구한 이후 1992년 <대품마하반야바라밀경> 출간을 시작으로 치열한 집필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스님의 말씀 곳곳에는 멈추지 않은 정진의 행적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우리 사는 이 세상이 곧 삼라만상이 드러나 있는 형상입니다. 깨달음의 눈으로 보면 사바세계가 곧 극락이지만 탐욕심 때문에 극락정토를 보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불생불멸 불구부정(不生不滅 不垢不淨)! 참된 불법의 모든 모습은 나지도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다는 반야심경의 전언(傳言)이 거기 있었다.


삼라만상, 비어있는 그 모든 것이 부처다
혜담스님에게 부처의 모습은 멀리 있지 않다. 영혼과 육신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영육(靈肉) 그 자체가 부처라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은 뇌출혈이 찾아온 4년 전 무렵이었다. 평생을 경전 연구와 깨달음으로 초지일관해온 스님에게 시공이 아득히 사라지고 마는 경험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그리하여 혜담스님은 처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마하반야바라밀을 염송하며 깨달았던바 그 이상의 의문으로 은사스님의 가르침이 든 법문CD와 활자화된 경책을 다시 찬찬히 짚어보고 되새겼다. 4개월이 지난 후 스님에게 찾아온 깨달음은 곧 ‘공(空)’, 즉 ‘비어있음’이었다. 삼라만상이 ‘비어있음’으로 가득차니 그야말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현현(顯現)하게 드러난 것이다. 스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공(空)이 나타난 그 자리가 바로 부처, 즉 신(神)입니다. 영혼과 육신이 따로 처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이 함께 비어있음에 자리한 거지요. 비어있는 이 모습에서 깨달음의 눈으로 보면 사바세계 삼라만상이 다름아닌 극락입니다” 돈을 향해 혼신을 바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즐거움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에게 스님은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한다. “욕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노력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물질적 세계를 넘어서야 바로 이 세계에 다다를 수 있으니 얼마나 어렵습니까? 어렵기 때문에 본인만이 가능하고, 어렵기 때문에 해 볼만 합니다.”


깨달음, 불안의 시대를 벗어나는 방법
세월이 물질을 향해 흘러가고 지혜의 문은 좁아져간다. 스님의 말씀이 명징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잊고 사는 본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기 때문이다 “내가 서있는 지금 이 자리가 법당, 내 스스로가 부처라는 세상을 깨달아야 합니다. 쉽지 않지요. 탐욕을 버려야합니다. 물신에게 혼신을 바치는 거짓된 나를 버리면 근본적인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 불안을 벗기 위해서 탐심(貪心)의 끈을 놓는 법을 찾아야 지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나 행복을 다른 데서 찾는, 이 어리석음을 어찌한단 말인가.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 以生其心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낼 지어다)의 금강경 구절, 그리고 선방 가득한 장군죽비소리가 마음 한 켠을 내리치는 뜨거운 8월이다. 
 
 
 
■ 혜담스님은…
울산에서 태어난 스님은 고등학교 때 불교학생회에 가입하면서 불교에 입문했다. 1969년 광덕스님을 은사로 범어사에서 출가했다. 동국대 승가학과 1기생으로 입학했다. 지리산 칠불암 해인사 퇴설당 등에서 수행정진하다 군승 10기로 임관했다.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서 군법사로 활동했다. 1986년에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나서 반야심경을 연구했다.
1992년 <대품마하반야바라밀다경>을 번역해 출간했다. 이후 반야사상을 바탕으로 신행활동을 하는 <반야불교 신행론> <신(新) 반야심경 강의> <방거사 어록 강설> 등을 저술했다. 1994년 개혁 종단에서 해종특위 위원을 지냈으며 호법부장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재심호계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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